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청계산 등산코스 총정리
코스
등산 : 청계산입구역 - 원터골입구 - 생태경관보존지역 - 길마재 - 깔딱고개 - 돌문바위 - 매바위 - 매봉정상
하산 : 매봉정상 - 매바위 - 돌문바위 - 깔딱고개 - 원터골쉼터 - 어둔골약수터 - 원터골입구 - 청계산입구역
거리 / 시간
등산 : 약 3km / 1시간(빠른 걸음)
하산 : 약 3km / 1시간(보통 걸음)
난이도
중
등린이(등산 초보)도 올라갈만 하지만 밥을 든든히 먹고 맘을 굳게 먹고 가야함. 좀 더 쉽게 가려면 생태경관보존지역이 아닌 원터골쉼터 쪽으로 올라가는 것을 추천. 등산을 처음 하시는 분은 많이 힘들 수도 있음.
이 날은 손목이 많이 아파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몇 년전 전남자친구와 처음이자 마지막 등산으로 왔던 청계산에 재도전하러 왔습니다. 뒤지게 힘들었다가 내려와서 순대국 먹었던 기억뿐이었는데 다시 와보니 그래도 새록새록 기억이 좀 나네.
신분당선 청계산 입구역에 내리면 아마 2번 출구로 나가서 청계산 입구 쪽으로 가면 되는데 그냥 등산복 입은 사람들 따라가면 바로 나옵니다. 이날은 특히 어린이날이어서 그런지 아침에 왔는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출발할 때 비가 조금 와서 걱정했는데 그래도 나중에는 그치고 오히려 날이 많이 뜨겁지 않아서 좋았다.
원래 계획으로는 원터골 쉼터 쪽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시작할 때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출발해버리는 바람에 그쪽으로 올라 가게 되었다. 원래 쉼터 쪽으로 가는 줄 알고 계속 정자 나오기를 한참 기다리면서 엄청 열심히 올라갔는데 정자가 안 나와서 '우와 청계산 개힘드네 진짜 이래서 정상 언제 가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한참 올라갔는데 알고 보니 이미 생태경관보존지역에 절반이나 올라가 있었다. 역시 괜히 힘든 게 아니었어. 그리고 또 한참 올라가면서 '도대체 깔딱고개 언제 나오는 거지. 개힘들다.' 이러면서 올라가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깔딱고개 넘어간 거였다. 깔딱고개 이름 누가 지었는지 너무 찰떡이야. 근데 이 깔딱고개보다 난 왜 우면산 계단이 더 힘든 것 같지 이상하네??
한번도 안 쉬고 엄청 빨리 올라 갔더니 정상까지 딱 한 시간 걸렸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휴일이라 그런지 정상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많아서 꽤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처음 와봤는데 사진은 남겨 봐야지 않겠습니까.
정상 아래쪽 바위에 걸터앉아 청계산 입구역에서 파는 다시마 김밥과 과일과 삶은 달걀을 먹어 보았습니다. 산에서 먹는 건 뭐든지 꿀맛이다.
매바위에 올라가서 찍어보았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도 힘들었다. 올라올 때 내가 너무 빨리 올라가는 바람에 아빠가 많이 힘들어 하셔서 내려올 때는 좀 쉬엄쉬엄 내려가려고 원터골 쉼터 쪽으로 내려왔다. 아빠 이팔청춘인 줄 알았는데 세월에 장사 없나보다. 다음에 아빠랑 갈 땐 좀 천천히 가야겠다.
그리고 진짜 소름돋게도 내려오는 길에 또 다른 전 회사 팀원분을 또 봤다. 눈이 분명 마주쳤는데 내가 순간 누군지 기억이 안나서 인사 할 타이밍을 놓쳐 그냥 모른 척 했다. 너무 좁은 세상. 오늘도 착하게 살자고 다짐해 본다.
산을 다니면서 궁금해진 게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등산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한번도 등산 할 생각을 안해 봤는데 사람들은 왜 등산을 할까?? 나는 손목만 아니었으면 죽어도 등산은 안 했을 것 같다. 등산 다니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 진다.
옛날에 갔을 때 보다는 훨씬 덜 힘들게 갔다 왔는데 생각해보니 그때는 한여름 한낮에 가서 심각하게 더웠던 게 떠올랐다. 그러니까 당연히 힘들지. 그래도 이제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가면서 올라가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 같다. 다음에는 어디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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