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관악산 등산코스 총정리
코스
등산 : 사당역 6번출구- 예촌 마을 둘레길 관악산 입구 - 하마 바위 - 연주대 정상(해발 630m)
하산 : 연주대 정상 - 서울대 공학관
거리 / 시간
등산 : 약 5km / 2시간 20분(보통 걸음)
하산 : 약 2.5km / 45분(보통 걸음)
난이도
중상
등산을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는 무리일 거 같으나 초보자에게는 큰 맘 먹고 도전해 볼만 함. 대신 마음을 많이 먹어야 함.
팁
관악산은 바위가 많으므로 운동화보다는 등산화 신는 것을 추천.
바위를 올라가다 보면 발목이 쉽게 삘 수 있으니 발목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후 올라갈 것..
오전이나 주말 등산객이 많을 때는 길을 찾기가 한결 수월한데 저처럼 평일 오후에 사람 없을 때 처음 가면 길 찾기가 좀 어려울 수도 있음. 그럴 때는 저의 블로그를 보세요 깔깔^^
사당역에서 출발하여 연주대 정상까지 오른 후 같은 길로 내려오는 것은 재미가 덜해 서울대학교로 내려오는 코스로 다녀와 보았다.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해보았으니 처음 가는 등산객한테는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껄껄
사당역 6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이런 만남의 광장이 있다. 여기서 쭉 직진하다보면 왼쪽에 빵굼터가 나오는데 골목에서 좌회전 해서 쭉 올라가면 된다. 올라가는 길에 마트랑 김밥집 같은 것도 있으니 필요한 게 있으면 올라가는 길에 사도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김밥집에서 김밥 사봐야지~~
계속 쭉 올라가면 아파트 단지가 나오는데 여기가 산 입구가 맞나 싶긴 하지만 등산객들이 계속 내려오기 때문에 걱정 안해도 된다. 위 사진 속의 홍화 브라운빌 아파트까지 올라가면 바로 서울 둘레길 입구(예촌 마을 둘레길 관악산 입구)가 나오고 두갈래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서울 둘레길로 가는 것 같고(사실 그쪽으로 안 가봐서 잘 모름) 관악산으로 올라가려면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된다.
길이 여러 갈래여서 표지판을 잘 보지 않으면 꽤 헷갈린다. 연주대 3.6키로 남았다고 나오면 이제 본격 시작이다. 앞으로 연주대 표지판만 보고 잘 따라가면 된다. 여기서 좀만 더 올라가면 간이 화장실이 하나 나오는데 앞으로 정상까지 두 시간 동안 오줌싸개 되고 싶지 않으면 여기를 들러야 한다. 참고로 당연히 정상에도 화장실 없으므로 하산할 때까지 화장실 못 간다는 뜻.
드디어 본격 바위 시작. 이게 길이 맞나 싶은데 정상까지 점점 "도대체 이게 길이라고?" 싶은 바위를 여러 번 오르면 정상 도착^^
이 코스 중에 가장 좋은 구간은 바로 이런 자갈길인데 바위 넘기와 이 완만한 자갈길, 그리고 뒤에 나올 계단을 무한 반복하다 보면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이 자갈길은 모래 밟는 소리랑 햇살이 촤르르 들어오는 게 바닷가 온 것 같기도 해서 방풍림 걷는 것처럼 조용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이 길에서 바람이 휘릭 불면 모자가 휘리리릭 날아갈 수 있으므로 모자를 잘 눌러써야 한다. 중간중간에 널찍한 바위가 많고 헬기장도 2번 정도 있어서 힘들면 잠시 경치보면서 쉬어 가기도 괜찮다.
연주대 이제야 삼분의 일 왔다. 끄응... 연주대 정상과 사당역 딱 중간이기 때문에 이제 돌아갈 수 없다... 사당역 6번출구에서 여기까지 보통 걸음으로 안 쉬고 딱 한 시간 걸렸다. 그러니 아직 최소 한 시간 반은 더 가야 한다는 뜻...?!
드디어 첫 계단이 등장했습니다. 소리질러!!!! 계단 몇 분 올라가야 하나 한 번 세어 봤는데 계단 구간 약 10번 반복하면 된다.
와 미쳤다 언제 다 와 한 다섯 번 속으로 외쳤더니 도착한 것 같다.
(바위 + 자갈길 + 계단) × 10 = 정상
마지막 고개 넘어가는 길. 도대체 왜 바위를 넘어갈 생각을 했을까? 진심으로 궁금하다. 손목을 못 쓰니 올라갈 때 무릎에 손을 집을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응꼬에 힘을 빡주고 엉덩이랑 벅지 힘으로만 올라가야 한다. 이참에 하체 힘 키우고 아주 좋다. 응꼬 힘으로 부족할 때는 손 대신 팔꿈치로 짚어서 넘어 다녔다. 역시 바위산은 손목을 못 쓰는 나에게는 꽤 어려운 산인 것 같다.
맨 마지막 연주대 정상을 가려면 이 바위를 넘어가야 하는데 유일하게 이 구간에만 계단 대신 로프가 있다. 저 로프를 잡고 올라 가면 드디어 정상이 보인다. 처음에 관악산 갈 때 손목 때문에 이 로프를 잡고 올라갈지 말지 엄청 고민했는데 여기까지 온 것도 아깝고 다시 돌아가는 것도 일이어서 그냥 잠깐 잡고 올라갔었다.
약 두 시간 20분 만에 드디어 도착!! 냥이가 아주 여유롭게 지나가네. 정상에서 잠깐 사진찍고 간식 먹으면서 쉬는데 갑자기 까마귀가 우리 옆에서 뭘 물고 도망갔는데 처음에 가방 들고 간 줄 알고 완전 식겁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어떤 쓰레기였던 것 같다. 까마귀한테 눈 뜨고 코앞에서 당할 뻔 했네. 조심하십시오 여러분. 아주 당돌한 까마귀여.
여기서 왔던 길로 사당역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5키로 정도 가야 하고 서울대 쪽으로 내려 가려면 2.5키로 정도 가야 한다. 우리는 서울대쪽으로 출발!! 서울대 쪽은 바위는 없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통 걸음으로 45분 정도 걸렸다.
서울대 쪽으로 가려면 올라온 쪽 반대편 계단으로 내려가면 된다. 좀 내려가다 보면 연주대를 멀리서 볼 수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저기에 절을 지은거지?! 이해하기가 힘드네요.
근데 이 길로 내려가다가 엄첨 세보이는 진돗개 두 마리랑 황구 한 마리를 마주쳤는데 나는 개를 무서워해서 진짜 소리지를 뻔 했다. 요즘 개한테 물린 뉴스를 많이 봐서 나도 몰릴까봐 너무 무서웠다. 들개인가 싶기도 한데 애들이 꼬질꼬질하지 않고 되게 깨끗해서 절에서 키우는 개들인 것 같기도 한데 아니 근데 도대체 왜 목줄이 없냐고요. 무서워서 눈물 흘릴 뻔...
이쪽 길은 사당역에서 연주대 올라가는 방면보다 훨씬 사람이 적은 것 같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까지 한명인가 빼고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나는 조용하고 사람 없는 걸 좋아해서 조용히 계곡 물소리랑 새소리를 들으면서 내려가니 마음도 차분해지고 참 좋았다. 좀 더 더워지면 내려오는 길에 잠깐 계곡에 발도 담그고 더위도 식히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을 것 같다. 올 여름휴가는 이거다. 하지만 이 길로 올라 올 생각하면 지루하게 반복되는 돌계단 때문에 재미도 덜 하고 더 힘들게 느껴질 것 같다.
등산로가 끝나면 바로 이런 건물과 함께 버스 정류장이 하나 있는데 이 정류장은 종점인지 버스들이 안 서는 것 같다. 다른 등산객들이 이 길 따라 오른쪽으로 쭉 올라가면 버스 정류장이 하나 더 나오는데 거기서 타라고 알려 주셨다.
5분 정도 걸으면 다른 버스 정류장이 나오고 여기서 버스를 타면 된다. 어떤 버스가 서는지 알 수 있게 사진도 찍어 왔지. 나는 5513번 타고 서울대입구역으로 가서 지하철 타고 집에 돌아왔다.
여유있게 사진도 많이 찍고 경치도 구경하면서 다녀왔더니 많이 힘들지도 않고 힐링타임 제대로 했다. 역시 산은 사람 없을 때 가야 제맛인 것 같다. 주말 오전에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산에 온 건지 강남역에 간 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고 산에 가는 의미도 퇴색 되는 것 같은데 회사 안 다녀서 평일에 다니니까 아주 좋구만. 백수 최고다...쩝
지금까지 갔던 산들 중에는 관악산이 가장 빡세긴 했지만 그만큼 올라가는 재미도 있고 길도 여러 스타일이 섞여 있어서 다양한 맛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역시 정상까지 뿌셔야 제맛이다. 특히 오늘은 관악산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여름에 등산 다니려고 구매한 새로운 바지가 딱 도착해 있어서 다시 집에 들어가서 갈아입고 나왔는데 완전 안 입은 것처럼 훌렁훌렁하고 편하고 딱 내가 찾던 느낌이라서 더 들뜬 마음으로 날아갔다 올 수 있었다. 빨리 바지 리뷰도 써야지.
아래 링크는 'Relive'라는 앱을 통해 제가 다녀온 관악산 코스를 3D로 사진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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