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오늘은 진짜 큰맘 먹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보려고 노력했다. 맨날 정상 찍고 내려오느라 바빴어서 이번에는 정말 천천히 가보기로 마음 먹었는데 빨리 걷는 게 익숙해서 그런지 의식하지 않으면 바로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어서 조절하기가 꽤 어려웠다. 비가 그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대면서 빨리 걸었다가는 찍 미끄러져 큰일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히 가보았다. 오늘 주말인데도 날씨가 안 좋아서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해도 뜨겁지 않고 시원해서 올라가기 딱 좋았다.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게 계속 붙어 있어서 사람 많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이미 행사가 끝난건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럼 끝났으면 저걸 떼가야 되는 거 아닌가 왜 그대로 있지. 그리고 나무에 맘대로 압정 박아도 되는 건가. 난 점점 프로불편러.(나중에 가보니 다 떼어져있었다.)
지금 이태원 클럽이 한창 문제라서 그런지 단체로 여럿이 와서 마스크 안 끼고 열심히 떠들고 다니면서 두줄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 진짜 거슬리고 그냥 코로나 걸려서 병원에 이번에서 몇 달 동안 밖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이 날 핵예민했네.... 저주 쩔었다^^은 블로그 지금 올리는 나)
아무튼 근데 천천히 걸어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것은 각각 거의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천천히 올라 갔더니 원래 안 쉬고 엄청 빨리 걸으면 정상 올라갈 때 쯤 거의 숨거두기 직전처럼 숨을 헐떡거리는데 천천히 올라가니까 숨이 하나도 안 차고 괜찮은 것 같네. 앞으로 좀 천천히 다녀야겠다.
근데 천천히 걸었더니 잡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걷기에는 집중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 생각이 하기 싫을 때는 걷기에만 집중해서 엄청 빨리 올라가는 게 나을 것 같고, 생각하면서 생각 정리 하고 싶을 때는 천천히 올라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근데 산에 올라가면서 도대체 경치를 어떻게 둘러보는 거지? 나는 넘어질까봐 무서워서 바닥만 쳐다보고 다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걷는 건지 궁금하다.
요즘 많이 걸었더니 나이키 러닝 클럽에서 오렌지 단계로 넘어갔다. 은근 배지 모으는 재미가 있구만. 아 등산 다녀오면 너무 허기지다. 나만 이런가 걸신 들린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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