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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방정 일기

200905 | 역시 돈 쓰는 게 답인가?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휴 이번 주 내내 멘탈 와장창이었는데 오늘 저녁에서야 아주 살짝 나아진 기분이다.

 

며칠 전 기분을 풀기 위해 돈을 왕창 쓰겠다고 다짐했는데 사실 엄청 고민하면서 소심하게 샀다ㅎㅎ 이직 준비하면서부터 사고 싶었던 스타일의 블라우스가 있었는데 그거 대신에 가격에 타협해서 싸구려를 샀더니 옛날 전시 상황에 있던 간호사 같다. 이런 느낌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그래서 블라우스로는 기분 전환 실패!!

 

그래도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어 본 가방이 마음에 쏙 들었다. 데헷. 가방까지 별로였으면 광광 울었을텐데 다행이다. 가방이 마음에 들지만 딱히 메고 갈 곳이 없기 때문에 집에서 잠옷 입고 계속 메고 있었다. 정말 초딩 같긴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기분이 조금 좋아질 수 있으면 됐지 뭐.

 

손목을 못 써서 크로스백만 메기 시작했는데 시작했는데 손목보호대랑 이것저것 다 넣을 만한 크로스백은 너무 스포티한 것 밖에 없어서 가방에 의상을 맞추다보니 맨날 후리하게 입고 다니게 되어 외출할 때 전날부터 다음날 입을 옷을 생각하는 나로서는 너무 스트레스 받는 요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구매한 가방이 스트레스를 많이 줄여 줄 것 같아 기대 중이다.

 

가죽으로 된 건 기본 최소 20만원씩은 하길래 이것도 현실 타협해서 샀는데 생각보다 괜찮아 다행이다. 너무 소중해서 가방각도 제대로 잡아 놓고 더스트백에 넣어 따로 보관해놨다. 누가 보면 무슨 200만원짜리 샤넬백인 줄 알겠네. 엄마가 자꾸 돈 많나 보네 이 소리만 안 하면 더 즐거울 듯^^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당장 렌즈를 사야 한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아놔 갑자기 사치 부린 게 후회되네......^^

 


 

원래 오늘 아침에는 엄마 아빠랑 산책도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기분이 영 좋지 않아 가지 않았다. 그래도 결국에는 엄마가  내일부터 태풍 온다며 걸을 수 있을 때 걸어 줘야 된다고 끌고 나가줘서 만보를 채우고 돌아왔다. 3개월 동안 집에만 있었더니 체력이 많이 떨어져 걱정이다. 아니 태풍도 지나가고 코로나도 잠잠해지면 혼자 등산이라도 많이 다녀야 외로움도 좀 가실 것 같은데!! 제발 이 상황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빨리.

 

아직 남자친구랑 싸운 것도 영향이 남아있고 다음 주에 만나려고 했던 친구도 코로나 때문에 만나기가 어려워져서 멘탈 회복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요즘에는 환우들 브이로그를 유난히 많이 봤는데 확실이 그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이 나와는 비교도 안 되겠지만 그래도 비슷한 점이 많아 공감이 많이 가 자꾸 보게 된다. 슬픈 이야기도 많아서 좀 우울해질 때도 있어 그렇게 좋은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꾸 보게 되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 오히려 나의 현실과 비교되어 더 자괴감이 들어 잘 보지 않는다.

 

예전에 어디선가 암 환자들은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뉴스도 안 본다던데 요즘 그 말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 내 정신도 온전치 않은데 미친놈들이 정치를 하고 있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면 기분도 더 안 좋아진다.

 

산업동향 공부하는 것도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 보기가 힘들다.

 

 

 

 

그나마 이번 주에 나에게 웃음을 주는 건 삥타이거라는 바리스타 유튜브인데 편집이나 선 넘을랑말랑 하는 입담이 딱 내 스타일이야. 유일하게 이 유튜브를 보면서 웃었던 것 같다. 고마울 정도로 이거 볼 때 외에는 완전 암흑의 끝이었다. 코로나 좀 괜찮아지면 삥타이거가 인터뷰하러 가는 카페에 따라가서 나도 인터뷰 당해서 성덕되어야지ㅎㅎ

 

 

 

 

내일은 한 주를 망쳐버린 나를 너무 자책하거나 스스로 괴로워하지 말고 마음을 편안하게 먹고 멘탈 회복하며 즐겁게 보내봐야겠다. 그리고 다음 주는 이번 주와는 다른 한주를 보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