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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방정 일기

200902 | 지금 당장 돈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네... 바로 어제 얘기에서 오늘은 제발 정신 좀 차리길 바랬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보란듯이 멘탈 붕괴!!

 

오늘 어떤 환우가 투병생활 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게 된 계기와 그 후의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영상에서 설명하는 그 분의 그때 심정이나 마음이 요즘 내가 느끼는 것과 매우 똑같아서 당연히 불가능한 건 알지만 나도 반려동물을 키워보면 지금의 마음의 병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나의 지금 건강 상태로는 직접 케어하기가 어렵고 또 비용을 내기도 어려울 뿐더러 동물을 싫어하는 엄마가 반대할 게 뻔해서 진지한 고민은 아니었다.

 

엄마랑 잠깐 얘기하다가 반려동물 입양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는데 엄마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반대했다. 예상을 하긴 했지만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안중에도 없는 엄마에게 덧붙여 설명을 하려다가 감정에 북받쳐서 갑자기 엎드려서 소리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역시 공감능력 -100인 엄마는 내가 그렇게 서럽게 우는데도 내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예민하냐는 가벼운 반응 정도만 보였다. 바닥에 뚝뚝 떨어진 나의 닭똥같은 눈물이 머쓱할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스트레스가 급격하게 폭발하여 주체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하게 스트레스를 풀 무언가에 대한 욕구가 들끓었다. 그리고 그 욕구는 돈을 쓰는 것으로 이어졌는데 평소에 단순히 뭐가 사고 싶었던 마음과는 결이 다르게 돈을 미친듯이 써서라도 나의 텅 빈 마음을 채워야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혔다.

 

부유하지 않았던 우리 집에서 돈돈 소리 듣는 게 가장 지긋지긋했던 나는 직장인이 되어 경제적으로 독립한 이후로 100원 짜리 살 때도 10원 단위까지 고민하지 않게 된 나의 삶이 무척 만족스러웠는데 아프고 난 이후로 다시 경제적으로 쪼들릴 수밖에 없게 되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굉장히 컸나보다. 그래서 오늘의 환장할 사고회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역시나 멘탈이 좋지 않으니 손도 미친듯이 많이 쓰고 폭주했고, 멘탈 대붕괴 후 남은거라곤 텅빈 통장과 손목 통증, 더 큰 자괴감과 울고 난 후의 띵한 머리 뿐이다.

 

생각을 다른 데로 돌려 보려고 영화나 영상을 봐도 집중도 안되고 신문을 봐도 내가 지금 이 상태인데 지금 세상 돌아가는이딴 게 뭔 소용이인가 싶어 내용도 안 들어오고 연락도 다 부질없게 느껴지고... 또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가 흘러 갔다.

 

오늘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지. 내일도 그냥 우울하게 지내라 내 자신아ㅎㅎ 잠이나 일찍 자게 커피나 마시지 말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