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지난주부터 손목 통증이 심해지고 비가 오던 날 우산을 한 번 쓰고 나갔더니 영 상태가 좋지 않아 오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더니 비가 이렇게 계속 온다구요...?
이번 주 내내 비가 쏟아졌고 의도치 않게 강제 집콕하게 되었다. 결국 비가 와서 한의원도 못가고 주중에 약속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요새 손목이 거의 처음 아프기 시작했던 초반 만큼이나 아파오기 시작했고, 거기다 예전에는 아프지 않았던 것 같은 손가락 관절까지 통증이 생겨서 처음 아팠을 때 만큼이나 최대한 손을 쓰지 않고 지내려고 했다. 그랬더니 우와 진짜 돌아버리겠더라.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손도 못 쓰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심지어 지난주에 책 보다가 책장 넘기는 것도 힘들어져서 책도 아예 안 보고 다시 하루 종일 유튜브랑 넷플릭스, 왓챠만 보던 초기 시절로 돌아갔더니 집구석에서 히키코모리가 되어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딱 하루, 기상청 예보와 다르게 날이 맑았던 목요일에 비가 안 올 기미가 보여 재빠르게 나갈 채비를 하고 누구보다 신나게 외출했다 그래봤자 동네 나가서 밥 먹고 카페 갔다가 구경 좀 하고 돌아온건데 최근 몇 달간 외출했을 때 중에 가장 역대급 텐션으로 신나 있었다. 얼마나 나가고 싶었던지 열심히 화장까지 하고 나갔다(내 기준). 비록 아무도 못 알아 봤지만 하핫. 할 일도 없는데 밖에 나가서 돌아다녔더니 숨통이 트이고 요즘 다시 돌아온 다 개노잼 시기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나갔다 온 것은 신의 한수였다. 그날만 잠시 맑았고 다시 계속 비가 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오늘도 잠깐 밖에 나갔다가 결국 비가 쏟아져서 엄마가 차로 데리러 오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주 내내 비가 온다는데 아무래도 이번 주 약속도 취소하고 계속 짱 박혀 있어야 할 운명인가보다. 앞으로 약속을 잡을 때는 보험 광고에서 쪼끄맣게 유의사항 집어넣는 것처럼 *나도 우천시 언제든지 취소 가능* 이라는 항목을 집어넣고 약속을 잡아야겠다.
그래도 다 개노잼 시기와 우울함이 절정을 찍었던 7월임에도 불구하고 7월 3주간의 운동 챌린지는 나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원래 계획으로는 3주 내내 한 시간 미서원 홈트를 하려고 했지만 역시 그것은 초큼 무리였고^^ 그래도 최대한 이틀은 미서원 한 시간 코스, 하루는 자유 운동 이 패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아쉽게도 집에서 다운된 상태로 보내는 시간이 길다 보니 허전함을 먹을 걸로 많이 채우게 되어 신체적인 변화가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안 좋은 멘탈 상태에서 꾸준히 해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년 가을부터 미서원 홈트를 꾸준히 했던터라 점점 질려가고 있어 대체할 만한 운동을 찾고 있는데 영 마땅한 걸 찾을 수가 없어 고민이다. 8월에도 꾸준히 운동 챌린지를 해보고 싶은데 계속 미서원을 하기에는 동력이 7월보다 떨어질 것이 안 봐도 비디오여서 걱정이 되긴 하는데 딱히 대체제가 없다. 그래도 자유 운동을 할 때 Eva Fitness의 에어로빅에 좀 재미를 부쳐서 열심히 하고 있다.
사실 이번 주에 하루는 너무 잠이 안 와서 거의 밤을 꼴딱 샌 적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날 이유로 손목이 심하게 아파 졌다. 생각해 보면 야작을 하거나 야근을 많이 할 때도 잠을 못자면 손목 뿐만 아니라 다른 관절들도 통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시큰시큰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손목이 안 좋은 상태라 그런지 나 스스로도 좀 놀랄 정도로 타격이 컸다. 그래서 한의원 치료 받는 중에는 최대한 진통제를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진통제를 끊은지 한 달 반만에 이틀 정도 진통제까지 먹게 되었다.
당분간은 뭘 하려고 할 생각은 좀 넣어두고 당분간 손목 재활에 집중해야겠다. 손목보호대를 차고 있는 시간도 다시 늘리고 최근에 애드고시에 떨어져서 소홀했던 블로그를 열심히 해야겠다. 아직 뭔가를 하고자 했던 나의 간절함은 욕심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아픈 손목을 가지고 있는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나 자신과 열심히 투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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