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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방정 일기

200725 | 발버둥 치는 날들, 중고로운 평화나라 책 구매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시작은 귀여운 김밥이 사진으로. 우리 동네 길냥이 이름이 김밥이다. 내가 지은 거 아님.

 

계속 우울, 무기력이었다가 좀 괜찮아지고의 반복되는 나날들이긴 했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역대급 위기가 찾아왔었다. 다행히 지금은 조금 괜찮아진 편이라 이제야 일기를 써본다.

 

나에게 있어서 멘탈이 가장 최악으로 넘어가기 아주 직전 상태인,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나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막 흐르는 상태가 계속 되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나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가만히 있다가 또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고 심지어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막 터지려고 하고 다른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조차 울컥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려고 할 때가 있다. 전후 관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눈물이 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 나도 정말 당황스러운데 또 이게 그렇게 한번 눈물이 나기 시작하면 급격히 안 좋은 생각들이 치고 올라와 완전히 나를 지배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며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위험을 감지하여 최악의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이번 주는 큰힘없이 내가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거나 외출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관심이 가거나 들을 만한 강의가 있는지, 그리고 기분 전환을 도와줄 갈 만한 곳을 열심히 찾았다. 역시 이런 행동들은 단순히 우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했던 것이라기보다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지옥에 굴러떨어질 것이 너무 뻔하게 보였기 때문에 그게 두려워 벗어나기 위한 나의 처절한 몸부림인 셈이었다.

 

 

 

오랜만에 하늘이 예뻐서 찍었다.

 

무기력에 빠지면 답이 없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혼자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억지로라도 할 일들을 만들어 열심히 해냈고 , 운동도 최대한 꾸준히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번 주는 한의원에 가야했기 때문에 외출을 해야만 했고, 또 약속도 만나서 만나서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이점이 정말 다행이었다.

 


 

전자레인지로 만든 야매 감바스. 빵 겁나 맛있어 보인다. 근데 진짜 맛 없어서 버림 ㅅㄱ.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이번 주에 지인에게 들었던 말 중 그냥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쉬라는 말이 있었는데 아프기 시작하면서 그 말은 수도 없이 듣긴했지만 그 동안은 크게 와닿지 않았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번에는 아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 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회사를 그만 둔 지 5개월 동안 나는 해야 할일, 해야만 할 것 같은 일들이 항상 우선순위였지 하고 싶은 일을 마음 편하게 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늦게 일어나고 싶을 때는 늦게 일어나고, 신문을 봐야했지만 영화가 더 보고 싶을 때는 신문을 포기하고 영화를 보거나 오랜만에 책도 구매해서 읽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해야만 하는 일들에 대한 압박이 조금은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 이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또 도움이 되었던 작은 부분은 급격하게 빠진 2NE1 덕도 있다. 죄송합니다. BTS에 빠진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2NE1으로 갈아탔네요^^ 작업 할 때 노동요로 2NE1 노래를 들을 때가 있긴 했지만 2NE1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2NE1 영상들을 보다 보니 내가 모르는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2NE1이 이렇게 노래를 잘 하는 그룹이었는지  처음 알았다. 멤버마다 목소리가 개성있고 노래도 시원시원하니 가슴이 뻥 뚫리는구만.

 

특히 2NE1의 마지막 곡인 <안녕>은 이번에 처음 들었는데 왜 내가 다 슬픈 건지... 나이들수록 점점 눈물이 많아지나...? 이 노래에 공민지가 없는 게 많이 아쉬웠다. 요즘 빠진 노래가 없어 노래도 안 듣고 다녔는데 이 노래를 무한반복 중이다. 근데 중요한 건 애플 뮤직에는 <안녕>이 없어서 들을 수가 없다. 망할 애플 뮤직.

 

유튜브 무료로 보느라 광고까지 봐야해서 힘들다. 진짜 애플 뮤직은 애증이다. 내가 진짜 손만 괜찮아지면 바로 유튜브 뮤직으로 넘어 간다 이놈들아. 그리고 만약 내가 언젠간 죽는다면 내 장례식장에서는 꼭 이 노래를 틀어줘요. 꼭이야 꼭.

 

목욕탕 다녀오는 길...은 구라. 갑작스런 샤워볼 선물로 목욕탕 다녀오는 사람 됨.


 

비 안 올 때 호다닥 한의원 다녀오기.


지난 토요일부터 새롭게 다니기 시작한 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더아니 차도가 없던 손목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정말 신기하고 희망이 생기면서도 또 좌절하는 상황이 생길까봐 최대한 희망을 가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이번 주는 역대급으로 손을 많이 써버렸습니다. 반성합니다. 역시 멘탈과 손목의 상관관계 휴... 그런데 손목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니 한방치료 효과를 극대화 해야겠다는 깨달음이 와서 이제는 치료 받는 동안에는 손목을 안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정말 나의 마지막 희망이다... 아 맞다 희망 안 가기로 했지 띠용.

 


 

하지메마시떼.... 중고로운 평화나라이끼떼스...?

이번에 책 두권을 구매했다. 한권은 중고나라에서 구매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책인데 당황스럽게도 판매자 분이 찍은 걸로 추정되는 인생네컷 사진 두 장이 딸려왔다. 그것도 하필이면 커플 사진... 진지하게 사진을 돌려 보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추억도 중고로 팔아버리는 걸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을 접었다. 그래도 아직 마음이 찜찜해서 사진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역시 오늘도 중고로운 평화나라.

 

아니 근데 책 내용이 왜 이러죠...? 아노 스미마셍 히가시노 센세... 발로 쓰셨습니까데스? 뭘 이렇게 대충 썼어. 이렇게 개연성 없는 추리소설은 처음이네.

 

 

 

몰랐던 부분들인데 조심해야겠다.

다른 한권은 우연히 알게 된 책으로 암을 투병하면서 느낀 점을 쓴 책인데 아니 이게 웬걸?? 이거 내 일기장 아니야? 거의  내가 쓴 것처럼 아프면서 느끼는 심정들을 아주 콕콕 찝어내서 읽으면 읽을 수록 나의 마음을 누군가가 헤아려 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 한편으로는 내가 느끼고 있었지만 이유를 몰라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을 한자 한자 글로 읽어 내려 가려니 내 가슴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이 너무 아파서 읽기가 괴롭고 울컥울컥 한다.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었었는데... 이땐 손꾸락이 아파올 지는 상상도 못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