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지난주에 며칠 동안은 기분이 너무 좋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 바람에 계획했던 것도 반의 반 밖에 못하고 또 계획했던 것들을 못하니까 더 괴로웠다. 얼마 전에 스스로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신나는 댄스 다이어트 영상 보면서 따라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기분이 다운되어 있으니 몸을 움직일 수 조차 어려웠고 당연히 댄스 다이어트는 개뿔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다. 하고 싶은 것도,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누굴 만나보고 싶지도 않고, 또 만나더라도 내가 기분이 안 좋으니 분위기만 망칠 것 같아서 나가고 싶지도 않고 혼자 있고만 싶었다. 그래서 약속되어 있던 친구들 모임도 정말 가고 싶지 않았는데 만약 내가 이 모임에 나가지 않고 그냥 침대에 누워 있으면 정말 기분이 저 보이지 않는 심해 끝까지 내려갈 것만 같아 겨우 정신을 차리고 엄청난 의지를 끌어올려 겨우 다녀왔는데 이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억지로라도 가서 웃고 떠들고 했더니 그 때 그 시간만큼은 그래도 안 좋은 생각들을 덜 할 수 있었다.
그 다음 날도 엄마가 할머니 댁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사실 가서 분위기 망칠까봐 가기 싫은 마음과 나 스스로 우울함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서 가야만 한다는 마음이 공존하고 있었다. 내가 집에 혼자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 있을 거를 알았는지 엄마가 나를 끝까지 설득해 데려갔는데 이 또한 좋은 선택이었다. 비록 가서도 거의 혼자 누워있긴 했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도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밖에 나가서 누구라도 만날까 했지만 또 누구 만날 사람을 수소문해서 찾다가 찾지 못하면 그 상황 자체로 내가 더 우울해 질 것 같아 포기하고 그냥 누워 있었다. 나름의 작은 의지로 기존에 작업에 최적화하여 배치해 놓았던 책상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놓았는데 이것도 왠지 앞으로 작업을 하지 못할 거라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아 효과가 떨어졌다.
아 그리고 Adobe도 구독 취소 해야겠다. 앞으로 언제까지 작업 못 할지도 모르고 벌써 몇 달째 쓰지도 않았는데 한 달에 몇 만 원씩 돈만 쓰고 있었다. 혹시라도 다시 작업을 할 수 있게 될까봐 일부러 취소 안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젠 정말 취소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기분이 좋지 않으면 음성 명령으로 나불대고 있을 의지가 전혀 생기지 않기 때문에 핸드폰도 아이패드도 손으로 조작해버려 손목도 함께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래서 좋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이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데 아직도 너무 어렵다. 그래도 어제 몇 가지 하기로 마음먹었던 것들을 하긴 했으니 나름 칭찬해 줘야겠다.
하나, 신문을 읽었다.
둘, 방을 정리하고 책상을 옮겼다.
셋, 보고 싶었던 기생충을 다시 끝까지 봤다.
넷, 복근과 유산소 운동을 했다.
어제는 엄마가 날 끌어내 주어 밤 열두시에 겨우 운동을 조금 했는데 사실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이틀 연속으로 아무 운동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내 멘탈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요즘 갈수록 운동이 하기 싫어서 큰일이다. 확실히 운동을 하냐 안 하냐나 활동량에 따라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달 동안 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이 그나마 등산과 블로그였는데 더워져서 등산도 못 다니고 블로그도 애드고시에 떨어지는 바람에 모든 동력을 잃어버린 게 요즘 나의 무기력의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어떻게 동력과 의지를 된 찾아야 할지 굉장히 고민이다. 하지만 고민은 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도 없네. 그런데 애드고시는 도대체 왜 떨어지는 걸까? 구글 AI 주제에 너가 뭔데 내 컨텐츠의 가치를 판단하고 난리니? 지금 내 블로그 방문자가 하루에 몇 명인데 어이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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