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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방정 일기

200503 | 좁은 세상 착하게 삽시다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요 며칠 일기 쓰는 것을 깜빡했다.

 

농어야 안농?

요즘 동물의 숲을 직접 하지는 못하지만 옆에서 열심히 지켜본 효과로 시장에서 생선들을 한번에 알아맞히는,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입큰붕어 회원 아빠한테 칭찬받았다^^) 농어야 안농?

 

어제는 당진에 계신 할머니 댁에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 태안 쪽에 있는 수목원을 가게 되었다. 수목원은 그냥 그랬고 다 보고 밥을 먹으러 근처에 어느 식당에 찾아갔는데 정말 우연히 연휴기간 동안 여행 온 친구들을 만났다. 신기한 건 이 친구들이 여행 갈 때 나도 원래 같이 가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랑 외출을 하게 되면 손목을 많이 쓸 수밖에 없게 되고 친구들도 내 수발을 많이 들게 될 것 같아서 같이 가는 것을 포기했었다. 그런데 서울도 아니고 학교 앞도 아닌데 친구들을 태안에서 만나다니 진짜 세상은 좁고도 너무나도 좁다. 그저께는 백악산 정상에서 전 회사 팀 원 분을 만났었는데 요 근래 좁은 세상을 경험하고 착하게 살아야 됐다는 다짐을 여러 번 하게 되었다. 착하게 살자.

 

아무튼 친구들이랑 여행을 못가서 혼자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이렇게라도 우연히 잠깐이라도 만나게 되어 엄청 신나고 여행 가지 못한 아쉬움이 상쇄되는 것 같았다. 근데 그 넓은 식당에서도 바로 옆 테이블에 배정받아서 너무 웃겼다. 친구들이 어쩌다 보니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까지 다 만나게 되는 시트콤 같은 상황이 너무 웃겼다. 착하게 살아야지.

 

친구가 여행 후기를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니 더 아쉬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며칠 동안 생리통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중이라 갔어도 손목이랑 콜라보돼서 더 민폐 끼칠 뻔했다. 안 간 게 천만다행이었다.

 

친구들 만난 그 식당에서 받은 포크가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요즘에 손을 못 쓰니 밥을 포크로만 먹는데 식당에서 포크를 요청드리면 식당마다 제각각인 포크가 은근 재밌다. 아예 포크가 없는 곳, 일회용 포크를 주는 곳 등 아주 다양한데 특히 포크를 요구할 때 다들 의아한 표정을 지으신다.

 

그리고 포크로 밥을 먹으면 잘 떠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숟가락처럼 퍼먹는 경우가 더 많은데 내가 원하는 만큼의 양을 딱 집기가 어려워 젓가락으로 먹을 때보다 오히려 많이 먹게 되는 경향이 있다. 라고 요즘 돼지같이 잘 먹는 나를 합리화해본다.

 

어제는 주꾸미를 잔뜩 먹었고 오늘은 그토록 먹고 싶었던 골뱅이무침을 엄마가 해줘서 골뱅이를 잔뜩 먹을 수 있었다. 사먹는 골뱅이무침은 골뱅이가 쥐똥만큼 들어 있어서 골뱅이향만 느끼는 수준인데 아주 골뱅이를 제대로 먹었네.

 

며칠 동안 생리통 때문인지, 많이 먹어서 그런지 몸이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운동도 거의 못했다. 이놈의 생리는 해도 거슬리고 안 해도 거슬린다. 하루는 생리통 때문에, 또 하루는 할머니댁 다녀오느라 손을 안 써서 그런지 아니면 생리통 때문에 진통제를 때려먹어서 그런지 며칠 동안 손목 상태가 꽤 괜찮은 편이다.

 

이번 주에 다 읽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결국 반밖에 못 읽었다. 이번 주 금요일 전까지 꼭 다 읽어야지. 책 넘기는 것도 은근히 일이다 보니 오늘은 엄마가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더니 책을 있는 힘껏 펼쳐서 밟아 주셨는데 너무 열심히 밟고 있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이번 주 금요일 전까지 꼭 다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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