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손목 치료 여정

[손목치료 #9]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초진 - 손목 건초염 재활방법, 일단 통증부터 잡자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2020년 6월 말 ㅂㄹㅁ병원 재활의학과 초진

 

지난 주에 같은 대학병원의 정형외과에서 세 번째 진료를 보고 왔는데 그 때 어떻게 재활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몇 가지 여쭈어 보았고, 정형외과 선생님도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으니 재활의학과로 연결을 해주겠다고 하셔서 오늘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게 되었다.

 

다행히 대기는 그렇게 길지 않았고 금방 의사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오늘 진료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행히었던 것은 의사 선생님이 엄청 엄청 친절하시고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고 설명도 어린아이한테 하듯 자세하게 해주셨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 진료의 요지는 낫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중증은 아니지만 난치성이라는 것이다.

 


 

아니 이렇게 친절하다구요...?

 

나의 정형외과 담당 선생님께서 건초염이라는 진단명으로 진료기록을 보내주셔서 그 차트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건초염이 무엇인지 대한 설명부터 상세하게 해주셨는데 '건'이라는 힘줄을 싸고 있는 '초', 즉 비닐막 같은 것에 염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영어명까지 알려주시면서 구글링을 해보며 자료를 찾아보라고 하셨다. 완전 친절친절.

 

아무튼 손목 때문에 오는 환자들이 많지만 다들 쉽게 회복이 되지 않았다며 굉장히 긴 장기 레이스로 보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하셨다. 차도도 며칠 단위로 볼 것이 아니라 아마 몇 달 단위로 지켜봐야 할 정도로 많이 더딜 것이라고...

 

주사를 맞았냐고도 물어보셨는데 정형외과에서 안 맞는 게 좋다고 하셔서 안 맞았다고 했더니 잘했다고 하셨다. 그 이유는 주사는 국소부위일 경우에 효과가 좋지만 지금은 범위가 넓어서 효과가 미비하고 또 아무래도 스테로이드제이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도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재활은 지금 당장은 통증이 있기 때문에 안 쓰고 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다. 만약에 통증이 많이 줄어 들었을 경우에는 손끝에 클레이를 조물조물 하면서 조금씩 쓰거나, 조금 더 괜찮아지면 글씨를 쓰고 타이핑을 조금씩 해보는 가벼운 활동 등을 통해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는 것을 추천하셨다. 지금은 가만히 있는 게 베스트라고 하셨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정형외과에서도 계속 강조하셨듯이(하지만 내가 실천하고 있지 않는^^) 따뜻하게 손목을 해주는 거라고 하셨다.

 

그 중에서도 파라핀 치료가 가장 효과가 좋은데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잘 안 맞을 수도 있으니 네일아트 같은거 받으러 가서 한 번 테스트로 해보라고 하셨다. 근데 테스트로 네일아트 받으러 가서 해보라는 거 뭔가 웃기고 귀여웠다 깔깔. 집에서 구매해서 할 수도 있으니 매일 해주면 좋다는데 손목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혈액을 잘 돌게 해서 어쩌고 저쩌고 효과가 좋다고 말씀하셨다. 찜질하라고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이유는 처음 들었다. 듣자마자 까먹긴 했지만...(파라핀 기계 사려다가 안 사고 집에 있던 온열기로 하고 있는 중)

 


 

원래 이 날 운동법이나 물리치료 같은 것도 받을까봐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어 금방 끝이 났다. 그래도 재활이나 향후 치료에 대해서 가장 자세하게 물어보고, 또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최초의 진료였어서 진료 결과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아 진료 받으면서 가슴 깊숙이 더 큰 돌멩이가 아닌 바위가 내려 앉는 기분이긴 했지만 그래도 좋으신 의사 선생님 덕분에 눈물 흘리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오늘 진료 내용도 내가 최대한 손목을 쓰지 않았을 경우를 전제해서 말씀하신 거였기 때문에 내가 봤을 때 올해 안에는 다시 무언가를 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으니 그 전보다 더 더 더 마음을 비울 수 있도록 해야겠다. 가장 어렵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