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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치료 여정

[손목치료 #10] 한의원 침 치료 - 침 맞고 4개월 만에 손목 좋아진 썰 푼다(광고x, 내돈내산)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2020년 7월 말 ㅎㄷ한의원 진료

 

엄마의 지인분께서 용한 한의원이 있다고 강력 추천을 해주셔서 가보게 되었다. 사실 믿고 보는 카카오맵에서의 평가는 너무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라 방문 전까지 떨떠름한 편이었다. 이미 맨처음 손목이 아프기 시작했을 때에도 용하다는 다른 한의원에 방문했었는데 거기서는 효과를 보지 못했던 터라 과연 정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었고, 또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오히려 더 안 좋아질까봐 걱정도 되고, 집에서 4-50분은 가야 하는 곳이라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추천을 직접 받은 엄마가 너무 적극적으로 권하는 것도 있었고 나도 마지막 희망을 걸고 어차피 지금보다 더 최악은 없을텐데 해볼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방문하게 되었고 이 글은 지금까지 총 2번 방문한 후 쓰는 후기이다.

 


 

병원 대기 중 만난 굽남이. 마이 컸네...

 

이 곳은 따로 예약이 되지 않아 토요일 아침 일찍 방문을 했는데 다행히 환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진료를 꽤 금방 볼 수 있었다. 나는 추천받은 원장님을 지정하여 진료를 받았고 대학병원에서 찍었던 엑스레이와 초음파 영상 자료를 챙겨가 제출하였고 그 자료를 가지고 초진을 받게 되었다.

 

원장님은 엑스레이 사진을 보고 손목을 여기저기 만지고 눌러 보시더니 현재 오랜 시간 동안 손목에 통증이 있는 것은 손목에 염증이 있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손목을 쓰는 것과 연관된 다른 근육들이 많이 뭉쳐있어서 통증이 지속되는 걸 수도 있다고 했다.

 

근육이 뭉치는 이유는 원래 타고 나기를 손목이 안 좋은 편인데 워낙 근육이 없다 보니 근육을 영혼까지 끌어서 쓰다 보면 더 뭉치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한다. 또 목, 어깨, 허리, 골반 등이 틀어지는 것도 근육 뭉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전체적으로 엑스레이를 추가로 찍고 다시 진료를 보게 되었다.

 

다행히도 척추와 골반 엑스레이 상으로는 일자목이나 틀어진 부분 등이 심한 편은 아니어서 그것에 대한 교정은 많이 필요하진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2주 정도 일주일에 두세번씩 손목, 팔, 어깨, 목에 침치료와 도수치료, 그리고 약물 치료를 병행하자고 했다. 여기서 약물은 한약으로 된 캡슐 같은 거였는데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역할로 대학병원에서 계속 찜질로 혈류를 잘 통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하지만 도수치료와 물리치료는 가격 대비 효과가 미비할 것 같아 받지 않고 침치료와 약물치료만 받았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치료 방식은 거의 비슷하나 치료 후 통증 부위가 살짝 달라 나눠서 설명해 보려고 한다.

 

침치료는 목과 어깨, 팔, 손목에 이루어졌는데 동시에 하다 보니 엎드려서 얼굴을 파묻고 치료를 받아야 해, 사실 어떻게 어느 부위에 진행이 되었는지 상세하게는 모르고 느낌으로만 설명해 보겠다. 원장님이 계속 침을 굉장히 잘 맞으시네요 라고 말씀하시는 거 보면 침을 굉장히 많이 놓은 것 같다. 그리고 양쪽 날개 죽지에는 부항을 각각 하나씩 뜨고 손목 부위에는 약침이라는 것과 조금만 뜸을 떴다.  

 

 

 

(좌) 침 맞기 전 뻐근한 상태일 때 (우) 침 맞은 후 부드러워진 손목

첫 번째 치료를 받았을 때는 그 바로 그 직후부터 하루 정도 손목 부위가 굉장히 뻐근하고 통증이 심해서 이거 제대로 맞은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다음 날 자고 일어났더니 손목이 훨씬 부드러워져 가동 범위가 넓어졌다. 손목이 아픈 뒤로는 손목을 뒤로 꺾기가 굉장히 어려웠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그 각도가 넓어진 것을 볼 수 있다.

 

 

 

털 죄송함돠

하지만 두 번째 치료를 했을 때는 처음과는 경과가 사뭇 달랐다. 원장님께도 처음 손목 치료를 받은 후 손목이 좀 더 부드워졌다는 설명을 드렸더니 위 사진에 멍이 든 팔뚝 부분이 많이 뭉쳐있어서 풀어줘야 한다며 그 부위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침을 놔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이 때는 침을 맞고 난 직후 사진 부위에 멍이 생기고 살짝 부어 올랐으며 통증도 있었다. 하지만 요새 손을 좀 많이 써서 그런지 첫 번째 치료 받았을 때처럼 눈에 띄는 호전은 없었다.

 


약침이 뭔지는 잘 모르는데 이거라고 합니다. 스테로이드는 아니겠지...?

진료비는 대략 일반 침치료 15,000원, 약 이틀치분 6000원, 약침 15,000원, 엑스레이 만 몇천원 정도였다. 확실히 동네 한의원보다는 비싼 편이지만 이 원장님만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진료를 굉장히 심도있게 봐주시고 설명도 친절하고 상세히 해주시는 편이었다. 그리고 침도 정성스럽게 시간을 많이 들여 놔주셔서 꽤 만족스러웠다. 

 

특히 이 한의원에서 두 번의 치료를 받는 동안 아주 약간의 호전이 있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경과와 관계 없이 더 중요한 것은 기존의 모든 대학 병원에서는 손목 자체만 집중에서 진료를 봤다면 이 곳에서는 손목과 연결된 다른 신체 부위들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취했다는 것이다. 여러 모든 병원에서 계속 똑같은 진료 결과를 듣고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기약없이 기다림의 절망 속에 있었던 4개월을 생각해보면 이 곳에서의 진료와 치료는 나에게는 꽤 큰 전환점이자 희망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가지 다소 아쉬웠던 점은 침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침치료 외 다른 것은 듣지 못 했기 때문에 부항과 뜸을 뜨는 것이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고, 또 보통 다른 한의원에서는 뜸 치료할 때 화상의 위험이 있으니 뜨거우면 무슨 벨을 누르거나 부르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이 곳에서는 전혀 그런 얘기가 없어서 얼굴을 파묻고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혹시라도 화상을 입을까봐  좀 걱정이 됐었다. 왜냐면 옛날에 뜸 치료하다가 약한 화상을 입어 피부색이 검게 변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2주간 이 곳을 열심히 다녀보며 치료도 받고 약도 잘 복용하고 찜질도 열심히 하여 많이 호전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다. 그러니깐 제발 손 좀 그만 쓰고 가만히 좀 있어 봐 나 자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