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2020년 3월 말 한의원 초진 & 손목 전문 병원 초진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 준비하는 동안 책 내용을 옮겨 적느라 며칠 타자를 열심히 쳤더니 갑자기 컴퓨터 할 때 말고도 평소에도 손목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원래 오른손목만 시큰거리는데 이번에는 왼손도 같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일상이 힘들어질 지경이 되어 엄마가 용하다고 소개해준 교대역 쪽에 있는 한의원에 가게 되었다. 손목이 아픈지는 벌써 6년 정도 됐었는데 그동안은 엄청 심하게 아플 때만 몇 번 동네 정형외과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은 정도였고 나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정형외과에서는 항상 손목터널증후군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내 손목상태를 좀 의아해했다. 하지만 물리치료는 별로 효과가 없어서 이번에는 한의원에 가보기로 한 것이었다.
이 한의원에서는 워낙 아픈 지가 오래 됐다고 치료가 좀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며칠 동안 매일 매일 물리치료를 잘 받으면 차도가 있을 수도 있다고 희망을 주셨고 그렇게 4일 연속으로 한의원에 가서 찜질, 전기치료, 마사지 등을 받고 손목에 테이핑을 하고 지냈다. 하지만 전혀 차도가 없는 것을 보고 한의원에서는 바로 여기서 치료가 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하고 소견서를 써주셨다. 한의원에서 치료는 안 됐지만 그래도 바로 이 곳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큰 병원으로 가라고 말해준 게 신의 한수였다. 왜냐면 큰 병원에 가보고나서야 내가 손목 건강에 대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손목을 전문적으로 보는 병원을 안다고 해서 가보게 된 게 안양쪽에 있는 ㅅㅇㄴㅇ병원 평촌점이었다. 당일 예약이 가능하여 바로 진료를 받으러 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는 접수를 하고 먼저 손목 엑스레이부터 찍고 진료를 보았는데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척골이 엄청 길다면서 나에게 척골충돌증후군이라고 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고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무척 당황스럽기도 했고 치료 방법을 물었을 때는 최대한 손목을 안 쓰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한 달 후부터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었기 때문에 일을 하면 또 다시 아파지는 것 아니냐, 그럼 어떻게 일을 해야 하냐 이렇게 여쭤보았더니 근본적인 뼈의 구조 문제이기 때문에 척골 길이를 줄이는 방법이 수술 밖에는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수술을 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굉장히 당황스러웠는데 진료 과정이 너무 사무적이어서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
일단 이날은 소염진통제 처방을 받고 양쪽에 보호대 하나씩 받고 특수 물리치료와 일반 물리치료까지 받기로 했다. 물리치료는 하루에 한쪽밖에 안 되었는데 심지어 특수 물리치료가 9만원이나 했다. 띠용. 근데 사실 받고나니 별거 없어서 돈 개아까웠다. 보호대에는 한쪽에 2만원씩이어서 양쪽 4만원에 약값 등등까지 했더니 거의 15만원에서 20만원 정도 깨졌고 2주 후에 다시 예약을 잡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은 손목이 치료로는 좋아지기 어렵다는 충격과 순식간에 사라진 20만원으로 멍하게 터덜터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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