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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점수는요

[전시] At Home with Kinfolk - 프렌치 모더니즘 의자에 앉아봤니?

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오랑캐의 감도 여행 네 번째 시간

 

장마 때문에 외출을 못 한지가 오래 되어 오랜만에 감도 여행 리뷰를 올리게 되었다.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발행하는 킨포크에서 프렌치 모더니즘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로 구성한 인테리어 전시였다. 위치는 타르틴 베이커리 도산점의 윗층으로, 그 전에 타르틴 도산점에 방문했을 때도 원래 이 위층이 킨포크 사무실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고 팝업형태로 잠시 이 공간에 전시를 하는 건지 뭔지 잘 모르겠네 쩝...

 

정말 신기하게도 이 전시를 예약하기 전에 남자친구랑 나랑 거의 동시에 이 전시 링크를 서로에게 보내서 깜짝 놀랐다. 이래서 사귀나? 마침 남자친구 집도 인테리어 중일 때라 그런지 텔레파시가 통했나 보다 소름.

 

예약제로 운영되는 전시인데 예약이 꽤 빡세서 오래 기다렸다가 겨우 토요일 아침 9시 타임으로 예약하여 다녀올 수 있었다.

 

 

 

저 쿠키맛은 쪼금 별로...

 

손목 때문에 사전 조사를 하고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대충 전시가 어떤 건지만 이해한 상태에서 가게 되어 전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전혀 정보가 없었다. 나는 정해진 시간 동안 자유롭게 관람만 하는 그런 전시인 줄 알았는데 관계자 분들께서 도슨트처럼 공간과 가구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고 어떤 가구들은 직접 직접 앉아 볼 수도 있는 체험형 전시였다. 음료와 간식도 제공해주어 제한된 인원끼리 전시를 여유롭게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프렌치 모더니즘이라는 20세기 초 프랑스를 중심으로 산업혁명과 2차 세계 대전의 영향을 받아 바우하우스의 기능성과 실용성에서 더 나아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아 미적인 부분까지 발전시킨 시기라고 한다.

 

전시는 총 네 가지의 공간, Living Room, Dining Room, Korea Tea Room, Library Corner로 구성되어 피에르 잔느레 Pierre Jeanneret, 장 프루베 Jean Prouvé, 샬롯 페리앙 Charlotte Perriand 의 가구들을 함께 배치해 두었고 양태오 디자이너가 전시 작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Dining Room & Korea Tea Room

오른쪽 앞 의자 다리 모양이 Z자

 

씁... Dining Room 사진 찍은 게 없네. 어쩔 수 없이 Tea Room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하핫. 나도 나중에 큰 집에서 살게 되면 이런  원목으로 된 큰 테이블을 놓고 싶다. 그리고 함께 배치되어 있는 의자들은 인테리어 레퍼런스 사진에서는 많이 봤었는데 피에르 잔느레 디자이너의 작업물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저 죽부인처럼 얼기설기 짜여있는 가구가 피에르 잔느레 가구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인체에 닿는 면을 케인이라는 소재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굉장히 안 편해 보였는데 막상 앉으니 생각보다 훨씬 편했다. 그의 의자들의 또 다른 특징은 옆에서 본 의자의 다리가 알파벳 모양이라는 거다. A자, X자, Z자 등.

 

 

 

여기도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멀찍이서 지켜만 봐야해서 아쉽

 

네 가지 공간들 중에서 이 다실, Tea Room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는 동서양이 적절하게 결합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다. 저 벽에 걸린 액자가 공간 분위기를 잘 살려주어 집에 가져가고 싶었다. 에디팅 중인 언니는 저 장이 마음에 든다고 한다.

 

 

 

 

저 소파인 듯 침대인 듯한 평평한 가구는 장 프루베의 가구인데 사실 디자인적으로 특별한 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이게 그 옛날에, 지금으로 치면 디자인과 과실에 들어있는 밤샌 디자인과 학생들의 꼬질꼬질한 영혼까지 베어 냄새 날 것 같은 라꾸라꾸 침대같은 역할이라고 한다. 시립대학교 학생들 방에 들어 갔던 거라니 우리랑 너무 다르잖아... 그들의 격이 다른 생활에 박수를 보냅니다. 요즘 와식생활을 하는 요즘 내 생활 패턴에 아주 딱이다.

 


 

Living Room

 

Living Room에서도 보이는 피에르 잔느레의 케인 소재의 박스 같은 가구는 놀랍게도 빨래 바구니라고 한다. 우리 집에 저런 빨리 바구니가 있으면 내가 빨래 맨날 할텐데ㅎㅎ는 개구라.

 

 

 

이 책상은 앞에 반쯤은 책장으로 되어있고 뒤쪽은 책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어져 있어서 인테리어로도 좋고 실용성도 좋아 보여 마음에 들었다. 나는 벽을 등지고 앞에 시야가 트여 있는 오피스 구조를 좋아하니 나중에 나의 서재에 놓으면 딱 줗을 스타일 깔깔.

 

 

 

 

남자친구는 전시 전체에서 이 선반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우드 부분은 원래 벽에 붙어있는 것이었고 철제 프레임은 리스토어링 한 거라고 한다. 나는 뭔가 실용성이 떨어져 보여 그냥 그랬음ㅋㅋ 지독한 실용주의자. 나 디자이너 맞나....?

 


 

Library Corner

 

피에르 잔느레의 매거진 랙이라고 하는데 내가 궁금해진 건 매거진 랙 구조를 처음 디자인 한 게 피에르 잔느레인건가?? 아니면 그 전부터 이런 구조가 있었던 건지?? 아시는 분~~

 

 

 

자연스러웠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깔깔

 

이 의자는 뭐였는지 기억을 상실해서 정말 안타깝다. 왜냐면 미친 너무 편하다. 내가 태어나서 앉아 본 의자 중에 제일 편해. 앉아마자 바로 꿀잠각.

 

 

 

짱구 유치원 원장님이세요...?

 

이 의자도 아까 라꾸라꾸같은 개념으로 감명 받았다. 우리 대학교 때 강의실을 떠올려보자. 실용성도 아름다움도 모두 포기한 일체형 책상이 생각이 나지 않는가? 이건 정말 차원이 다르네요. 캬 우리 강의실도 이 의자였으면 내가 공부 좀 더 열심히 했을지도 깔깔.

 

 

 

그래서 이 판화는 무슨 내용인지 누가 설명 좀...

 

르꼬르 뷔지에 Le Corbusier의 판화 작품 사진. 그의 작품은 이 액자 하나 뿐인데 아무리 이 세 명이 디자이너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르꼬르 뷔지에까지 이 전시 디자이너로 소개하는 건 조금.... 그래도 화병과의 스타일링이 좋네요.

 

 

 

 

그 외 마음에 들었던 가구들.

 


 

생각보다 전시회 자체의 볼륨이 작고, 작품 가짓수가 많지는 않아 전시를 금방 볼 수 있었다.

 

킨포크나 가구에 대해서 사실 거의 무지했기 때문에 만약 설명해 주는 시간이 없었다면 그냥 휘휘 둘러 보면서 '와 예쁘네' 이 정도 관점으로만 보고 돌아왔을 텐데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가구들을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앉아 볼 수도 있어 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더 사고 싶어지고ㅎㅎ 우리 집에 다 갖다놓고 싶다^^

 

하지만 설명해 주시는 분들의 설명이 많이 딱딱한 편이라 귀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았다. 이미 늦긴 했지만 사전에 공부를 한 뒤 전시를 관람하면 더 풍요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B 매거진 Vitra 편도 사놓고 읽다 말았는데 이번 기회에 끝까지 읽어야겠다.

 

그리고 이 때 코로나가 심해질 쯤이라 매우 걱정하면서 갔는데 음료랑 간식을 주는 건 감사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먹는 게 많이 불안했다. 차라리 가지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게 요즘 상황에는 더 안전한 조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타르틴 베이커리 도산점

 

사실 이 전시 방문이 더 기대됐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타르틴이지ㅎㅎㅎ 여기 프로슈토 샌드위치랑 올리브 푸가스 진짜 너무 맛있어서 광광 운다. 어째 배보다 배꼽이 더 크구만. 빵까지 잔뜩 사와서 맛있게 먹고, 좋은 구경도 하고 아주 행복하고 주말 아침 일찍부터 알찬 하루였다.

 

 

 

무심한 듯 놓여져 있는데 뭔가 감각적인 화분이었다

그리고 여기 타르틴 발렛파킹 실화입니까. 이렇게 친절한 곳은 처음 봤네??? 발렛 서비스 때문에 마지막까지 기분 좋게 마무리!!

 


킨포크 도산 : 집부터 구하자!  타르틴 빵 맛있다! 헤헷

주소 : 서울 강남구 신사동 645-18 2층
전시기간 : 2020. 07. 20 - 0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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