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등산하는 디자이너'가 음성인식으로 기록하고 에디터가 편집 및 발행하는 글입니다.
남자친구와 강남역에서 만났다가 너무 할 게 없어서 갑분 성수행! 성수로 가는 길에 옛날에 가려다가 운영 시간이 끝나 못 갔던 와디즈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 위의 사진 카톡 캡쳐처럼 남자친구가 괜찮은 곳을 방문해서 리뷰를 올리는 컨텐츠를 제안 했었는데 이 글이 그 첫 번째가 되었다. 오늘 사진도 알아서 척척 찍어주었다. 디자이너 남친 1년 짬바 이 정돈가. 오랑캐 감도 여행 시작합니다.
성수동이라고 다 같은 성수동이 아니다
대충 성수동에 있다는 것만 알았는데 정확한 위치로는 성수역과 뚝섬역 사이에 있었다. 이 근처에서 회사 생활을 했던 나는 바로 앞인데도 전혀 들어가 본 적 없는 주택가 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서 의외였다. 갬성 카페나 맛집들이 있는 메인 골목에서 좀 벗어나 있기 때문에 이 곳을 알고 직접 찾아온 사람이 아니고서는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들어오는 잠재 고객 트래픽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일요일 오후에 갔는데도 코로나 때문인지 원래 그런 건지 굉장히 휑하고 사람이 없었다. 마당까지 딸린 건물 하나를 다 쓰고 있는데 이렇게 사람이 없으면 비싼 성수동에서 어떻게 운영을 유지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도 공간은 굉장히 넓고 쾌적해 보이긴 했는데 우리는 와디즈가 어떤 회사인지 그리고 공간 와디즈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고 왔기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왔지만 와디즈를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들어 오기에는 조금 어려운 분위기였다. 입구 앞에서 와디즈라는 공간을 소개하며 들어오라는 호객행위를 하거나 마당에서 눈길을 끄는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지 않는 한 워낙 휑하고 사람이 없어서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의 문제
공간 와디즈에서는 '탐색하고 상상하고 경험하는 즐거움'이란 메세지를 전하고 있었는데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오프라인 공간으로서 체험 방식에 아쉬움이 많았다. 한마디로 우리 이렇게 많은 게 있으니 보세요 딱 이정도랄까. 서포터(펀딩 후원자)로서 새롭고 참신한 제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경험하고 체험하기 이전에 단순히 이 공간의 방문객 입장에서 제품들에 대한 어필이 굉장히 소극적으로 느껴졌다.
왜냐면 일단 제품들은 다양하고 많이 깔려 있는데 모든 제품들이 설명을 읽어야만 어떤 제품인지 알 수 있었다. 영상을 디스플레이하여 이 제품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빠르고 쉽게 보여 주는 방식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 어렵다면 인기 있는 제품 몇 가지라도...? 스태프나 메이커가 제품 옆에 붙어서 직접 설명을 해주지 않는 한 이 제품이 일반적인 제품과 어떤 점이 다른지 알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만큼 흥미롭거나 관심 가는 제품이 많지 않았다. 실제로 입구 쪽에 놓여져 있던 프린트 펜만 와디즈 스태프가 옆에 오셔서 직접 설명을 해주셨고, 그 제품에는 나름 흥미가 생겼는데 이는 내가 설명을 들은 유일한 제품이자 관심을 기울인 유일한 제품이기도 했다(이 제품은 바로 원하는 것들을 펜처럼 들고 아무데나 프린트 할 수 있는 거였는데 내가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거나 어린이집 선생님이었으면 펀딩을 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아무래도 인건비가 어마어마하겠지....? 공간 운영은 다 돈이다 돈이야.
만일 내가 평소에 와디즈에 지속적으로 들어가며 제품들을 살펴 봤더라면 이 곳에서의 경험이 오늘과는 사뭇 달랐을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어떤 제품들을 펀딩을 하는지 알고 있고, 또 직접 체험해 보고 싶은 제품들이 마음 속에 있었을 테니 오프라인 공간에 방문했을 때도 보이는 것이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와디즈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지 그 비율은 내가 잘 모르겠지만 아예 정보나 배경이 없던 사람이 방문했을 때에도 경험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설명이 꼭 필요해 보인다.
메이커가 입점하는 기준도 입점 신청을 하면 다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와디즈 측에서 큐레이션하여 셀렉한 퀄리티 있는 제품들만 따로 모아서 보여주는 것도 공간을 풍부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일 것 같다. 이미 있나.....? 이미 있다면 죄송함돠.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제품 설명하는 곳에 가격은 따로 적혀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참신하고 좋은 제품이더라도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으면 서포터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을텐데 QR코드를 찍어야만 와디즈에 들어가서 가격을 볼 수 있는 점이 아쉬웠고, 그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제품 펀딩에 대한 저항을 높였다.
와디즈만이 채울 수 있는 컨텐츠에 대한 바람
그리고 2층에는 카페와 워킹 스페이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메이커들이 방문하여 사용하기에는 좋을 것 같은데 단순 방문객들이 이 공간을 활용할지 의문이 들었다. 주 타겟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운영비를 뽑을 수 있을지...? 성수동에 좋은 카페가 이렇게 많은데 굳이 왜...?
스타트업에 다니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구축해 본 경험도 있기 때문에 이 공간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과 어려움들이 있었을지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공간 자체는 깔끔하고 넓고 쾌적하게 잘 만들어 놓아 내 회사도 아닌데 괜히 대견하기도 하여 아쉬운 부분들에서는 좀 더 이렇게 잘 해줬으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많이 들었다. 웬 오지랖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들었던 공간은 망해서 그런가보다 헤헷. 전에 다녔던 회사에서도 공간체 서체를 사용해서 더 애정이 가는데 얼른 코로나를 잘 극복해서 더 풍부하고 퀄리티 있는 컨텐츠로 공간을 꽉 채워 잘 운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 그리고 인스타그램에 그냥 공간와디즈 붙여서 검색했더니 계정이 바로 안 뜨는데 이 부분도 고쳐주면 더 좋으련만...
공간 와디즈 : 좀 더 잘 보여줄 수 있잖아요... 네?!
주소 : 서울 성동구 연무장1길 7-1
운영시간 : 화요일~목요일, 일요일 11:00~20:00 | 금요일, 토요일 11:00~22:00 |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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